디아스포라 단편
프로그램 노트
돌아갈 수 없는 장소를 다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전 세계 수많은 디아스포라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상실감이자 간절한 바람이다. 영화는 1979년 이슬람 정권 설립 이후 이란에서 추방당한 삼촌을 조카가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영화는 말보다는 돌아갈 수 없는 고국을 홈 비디오와 VR로 병치해 디지털 가상 여행을 시도한다. 영화 속 오래된 홈 비디오는 과거 고국에서 보낸 일상의 기록이다. 그때 그곳에서 젊고 어린 삼촌은 가족과 함께 수박을 자르고 춤을 추고 있다. 이 시간은 존재했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지나간 시간이다. 더 이상 현재가 아닌 기억 속의 여행이다. 영화는 이어 조카인 감독의 제안으로 VR로 이란 여행을 떠난다. VR은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래서 간절히 돌아가고픈 고향을 지금 현재 체험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이 귀환은 실제가 아니다. 기술적으로 구성된 환경이며 돌아갈 수 없는 장소를 대신하는 시뮬레이션 귀환이다. 영화는 이 두 매체를 교차해 돌아갈 수 없음의 상실감과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 발생하는 디아스포라의 시간과 감각을 재구성한다. 영화에서 디아스포라는 단순한 이동의 서사가 아니라, 세대, 시간, 매체를 통해 도달할 수 없는 장소를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돌아가고픈 몸짓이다. 현재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란의 현재를 설명이나 정보가 아니라 가장 가깝고 친밀한 상실의 감정으로 구축한 작품이다. (이승민)
The Trips to Istanbul (2021)
Crabbed (2020)
Götaplatsen (2018)
Sat
23
12:00
애관극장 4관
Sun
24
12:00
애관극장 3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