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장편

2021년 제9회 디아스포라영화제는 큰 변화를 결정했다. 섹션의 국가 구분을 삭제한 것. 투자 및 제작사의 국적에 따라 구분했던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와 ‘코리안 디아스포라’ 섹션을 러닝타임을 기준으로 ‘장편’ 및 ‘단편’ 섹션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미 국제 공동제작이 보편화되어 영화를 국가 기준으로 구분하는 의미가 줄어들기는 했다. 물론 이런 실용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곳이 ‘디아스포라’ 영화제이기 때문이다.

영화제라는 익숙한 틀을 지우고 생각해 보자. 자신의 공동체를 떠나 새로운 관계를 마주하는 디아스포라의 경험은 때론 인류애를 확장시킨다. 하지만 더 많은 경우, 혐오와 차별로 인해 비극과 파국을 마주한다.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디아스포라 경험의 기준은 국가, 인종, 민족, 정체성과 같은 ‘경계’다. 그렇다면 그 경계를 지워 보자.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처럼 나라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경의 의미를 환기시켰다. 국경이 봉쇄됐지만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퍼졌다. 국경의 높이와 상관없이 월경(越境)은 막을 수 없었고, 디아스포라는 계속되었다. 팬데믹은 국경이 얼마나 빈약한 개념인지 증명하는 중이다. 그러니 상상해 보자. 국경이 없는 세상을. 이는 디아스포라에 대해 성찰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더불어 올해 장편 섹션은 이미 충분한 자원과 네트워크와 ‘스피커’를 가진 지역의 작품보다 그동안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가치를 품은 영화를 초청하고자 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 영화가 줄고, 영화제 규모도 줄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영화는 만들어지고 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의 고군분투가 담긴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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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미터 97'
아민 나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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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사람입니다 94'
김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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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보 103'
벤 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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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 2030 94'
아노차 수위차콘퐁, 팜 응옥 란, 쿨리카 소토, 에니세이 케올라, 사이 나우 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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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100'
페르난다 발라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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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모르 95'
에콰 음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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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상곡 101'
지안프랑코 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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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방랑자 109'
유최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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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집으로 96'
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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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개 107'
장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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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104'
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