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19

7회 영화제(2019)

강연

외국인 수용자와 함께하며

‘오무라’라는 단어의 울림은 나보다 위 세대 재일조선인에게는 특별하고 불길한 것이었다. “오무라로 끌려갔어”라는 말을 농담인 듯 아닌 듯 낮은 목소리로 주고받았다. 해방 후, 부당하게도 ‘밀입국자’로 단속당해 강제 송환된 동포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아버지도 ‘오무라’의 그림자에 떨며 살았던 한 사람이었다. 관헌의 감시의 눈으로부터 작은아버지를 숨기며 살았던 것이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오무라 수용소’가 설립된 것은 1950년 12월의 일이다. ‘6.25’전쟁의 참화나 ‘제주 4.3’의 폭압으로부터 목숨만 간신히 건져 일본으로 도망친 동포들이 ‘오무라’에 수용되어 강제 송환 당한 것이다.
그로부터 7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오무라’는 ‘입국자 수용소 오무라 입국관리센터’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건재하다. 지금 그곳은 이바라키현 우시쿠의 동일본 입국관리센터와 함께 이른바 ‘불법체류자’를 수용하는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수용자의 출신국은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약 40여 곳에 이른다. 난민 인정을 받을 수 없는 상태로 장기 수용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시설 내 대우도 열악하여 2018년 4월에 30대 인도 남성이 자살했고, 5월에는 3명이 자살 미수에 그친 사태가 일어났다.
‘오무라’는 일본의 배타적, 차별적인 대외국인 정책을 상징하는 장소이며 동시에 그러한 정책과 우리 조선민족의 역사적 관계를 기억하게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가마쿠라 히데야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 <외국인 수용자와 함께하며>는 그 ‘오무라’에서 외국인 수용자 지원에 힘을 쏟는한 성직자에게 초점을 맞춰, 우리들에게 ‘이웃’이란 누구인가,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 일시 : 2019. 5.25.(토) 11:00 - 13:00
  • 장소 : Theater H (인천아트플랫폼 H동 2층 다목적실)
  • 참석 : 서경식 (도쿄경제대학 교수)

강연

분쟁의 땅에서 목소리를 전하며

유엔 결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미국의 트럼프 정권에 의해 팔레스티나 사람들은 점점 더 곤경에 내몰리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들의 고뇌가 보이는가?
2017년 가을에 이스라엘 국적의 여성 저널리스트 아미라 하스가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아미라 하스는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아레츠』의 특파원으로 1993년부터 가자지구에, 1997년부터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살며 현지에서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아미라 하스의 부모님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일본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도이 도시쿠니는 하스의 보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의 팔레스티나·이스라엘 보도는 자칫 ‘팔레스티나인 봉기와 테러와 이스라엘의 보복의 연쇄’, 즉 ‘쌍방의 폭력의 응수’로 그려지고 설명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핵심은 ‘폭력의 응수’가 아니라, 팔레스티나인의 폭력을 야기하는 근원이 되는 이스라엘의 ‘점령’이다. 다만 이는 사회, 정치, 경제 모든 영역에 미치고, 주민의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폭력’이어서 시각적으로파악하기 힘든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 표현은 용이하지 않다. 아미라 하스는 바로 그것을 현지 르포로 해냈다. [···] 아미라는 철저하게 ‘현장’에 집착한다. ‘점령’당한 사람들에게 웃음이 돌아오지 않는 한, 진정한 ‘평화’는 없다는 하스의 확고한 신념이, 그에게 시대를 꿰뚫어 보는 힘을 주는 것 같다.” 2017년에 일본을 방문한 하스는 오키나와, 히로시마, 후쿠시마를 돌아보며 시민과 저널리스트들과 교류했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서경식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여정을 가마쿠라 히데야 감독이 촬영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분쟁의 땅에서 목소리를 전하며>이다. 온 세계에서 냉혹한 ‘분리벽’이 인간들을 갈라놓고 가로막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 벽의 건너편을 보려고 하지 않고, 건너편에 갇힌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벽의 아주 작은 틈새로부터 ‘목소리를 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인간으로서 저항하기 위하여.

  • 일시 : 2019. 05.26.(일) 19:30 - 21:30
  • 장소 : Theater S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
  • 참석 : 서경식 (도쿄경제대학 교수)

섹션 연계 대담

제주―예멘―디아스포라

올해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섹션은 제주와 예멘의 디아스포라를 담은 작품을 통해 제주 예멘 난민 이슈를 전향적으로 바라보자 제안했다. 영화를 통해 고민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나와 다른 타자를 이해하고 공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귀한 손님을 어렵게 모셨다. 바로 목숨을 걸고 예멘을 탈출하여 제주에 입국한 난민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올해 초청작인 닐 조지 감독의 <희망>, <열정>, <가족> 연작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부디 뜨거운 환대를 부탁드린다.

  • 일시 : 2019. 05.26.(일) 11:00 - 13:00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단편> 상영 후 토크
  • 장소 : Theater S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
  • 참석 : 전수연 (변호사, 공익법센터 어필), 닐 조지 (영화감독)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토크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사는 세상

문화 다양성과 인권을 존중하고 평화롭고 평등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를 둘러싼 사회 환경을 꿰뚫어 바라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해, 제주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과 반응을 통해 우리 안의 인종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음을 목도했다. SNS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차별과 혐오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모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와 우리를 향한, 문화 다양성과 인권에 대한 질문은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일시 : 2019. 5.25.(토) 11:00 - 12:30
  • 장소 : Theater A (인천아트플랫폼 A동 1층 칠통마당)
  • 참석 : 이정은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토크

난민인권운동의 작은 이정표 : 이란 소년과 친구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중학교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학급 친구를 공정한 심사를 통해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다. 청원문은 이란에서 온 친구가 천주교로 개종했기에 본국으로 돌아가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의 난민법은 종교 박해를 난민 인정의 이유로 명시하고 있지만, 이란 소년의 난민 신청은 기각되었다. 오히려 이 소년을 위해 움직인 건 학급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은 난민 문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국민청원을 비롯해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다. 수개월 후 법무부는 이란 소년의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학생들은 이 일련의 과정이 기억되어야 할 “난민 인권 운동의 작은 이정표”라고 말한다. 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이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초청해, 우정으로 빚어낸 그들의 소중한 기억을 나누고자 한다.

  • 일시 : 2019. 5.27.(월) 13:00 - 14:30
  • 장소 : Theater A (인천아트플랫폼 A동 1층 칠통마당)
  • 사회 : 김세진 (공익법센터 어필)
  • 참석: : 김민혁, 박지민, 최현준

전시

이카이노(猪飼野)-일본 속 작은 제주
자이니치 사진가 조지현 사진전

오사카 간조센의 쓰루하시역과 모모다니역, 그리고 히라노가와를 연결하는 지역에 일본 최대의 코리아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의 지명은 ‘이쿠노구’지만 60년대까지는 ‘이카이노’라고 불리우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만 4만여 명의 자이니치(在日)가 살고 있다.
제주 출신의 자이니치 사진가 조지현이 촬영한 1960년대의 ‘이카이노’는 바로 이 마지막 ‘이카이노’를 현재에 멈추게 한 정지화다. 조지현이 담은 60년대 ‘이카이노’의 조선시장에는 제주인들의 삶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60년대는 ‘한일조약’이 체결된 이후 남북의 정치적 대립이 더욱 격화되었다.
일반인의 일상까지도 스며들어 이웃끼리 말도 안 하던 살벌한 조선시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조지현의 사진에는 남북 대립의 격랑 속에서도 순간의 삶을 살아가던 자이니치 역사의 진실들이 담겨져 있다. ‘이카이노’의 사진에는 자이니치들의 생활과 연결되는 절대적 빈곤의 세계가 있다. 이카이노의 모습을 인화지에 극명히 남기고 싶다는 의식과 언젠가 역사의 증언이 될 수 있는 미래를 의식하면서 조지현은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알지 못했던 한민족 이주사의 한 역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일시 : 2019. 05. 24.(금) ~ 5.28(화) 9:00 - 20:00
  • 장소 : E1-1(인천아트플랫폼 유리갤러리), E1-2(인천아트플랫폼 A동 갤러리 디딤)
  • 협력 : 조지현 이카이노 사진보존회
  • 기획 : 아시아프레스 안해룡

전시

태양을 넘어서

디아스포라영화제와 함께 진행되는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태양을 넘어서(Beyond the Sun)>는 식민과 분단, 전쟁, 이념 대립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디아스포라’의 미학적 맥락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는 타국의 이민자로서 고려인 디아스포라 삶의 험난한 질곡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변월룡(1916~1990)에서부터 1980년대 이후 초국가적 현상에 따른 문화 다양성과 혼성, 현 사회 시스템에 의해 생겨나는 이주와 경계 등을 다루는 동시대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디아스포라의 현 주소를 1, 2부로 구성해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1부 ‘고국으로의 귀환’에서는 지난 한 세기 민족 분단과 식민 지배의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작가 변월룡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외적 조건에 의해 망명과 다를 바 없이 남북으로 나뉜 두 조국 어디에도 연을 맺지 못하고 소련에서 냉전의 시대를 살다 간 이산의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변월룡 작품 중에서도 짧은 기간 고국을 방문했던 1953년 전후를 기점으로 디아스포라의 기대, 향수, 체념, 절망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다양한 작품들을 조명한다. 2부 ‘부유하는 태양’에서는 현 시대 디아스포라 문제에 주목하는 김기라×김형규, 민성홍, 이수영, 임흥순, 카나자와 수미, 코디최의 평면, 영상,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 현존하는 분단의 역사와 모국의 기억, 국적을 초월한 이주와 경계, 조선족 이민의 기록, 문화 다양성과 정체성의 혼돈 등을 다룬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전지구화 현상과 함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로 확장해가는 디아스포라 개념을 조명하고 이에 대해 개인이 갖는 시선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국경과 이념, 시차를 넘어 디아스포라를 둘러싼 사유 방식과 태도들을 살펴보는 이 낯선 여행에 동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일시 : 2019. 05. 24.(금) ~ 6. 23(일) 11:00-19:00
  • 장소 : E2 (인천아트플랫폼 B동 갤러리)
  • 참여 작가 : 김기라×김형규, 변월룡, 민성홍, 이수영, 임흥순, 카나자와 수미, 코디최
  • 전시 작품 :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시각예술 작품 40여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