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걷기Walking Backwards

인천공항 근처 함바 식당의 배달 청년 시헌 앞에 일본인 료타가 찾아온다. 가족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던 엄마의 또 다른 아들 료타. 시헌의 동네 친구 예진이 서툰 일본어로 둘 사이를 이어주며 엄마의 흔적을 좇는다. 좌충우돌 짧은 여정은 놀랍게도 우리 모두가 느슨하게나마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도망간 엄마를 깨끗하게 잊었다 생각한 시헌, 죽은 엄마의 자취를 찾아온 료타, 떠듬떠듬한 일본어로 그들 사이를 이어주는 예진,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화교들 사이의 경계는 엇박의 소동 속에서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그들을 하나로 담는 그릇은 다양한 아시아 문화가 교차하는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방성준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뒤로 걷기〉는 디아스포라의 유산이 가득한 인천을 향한 한 편의 ‘오마주’라 할 것이다. (이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