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21

9회 영화제(2021)

강연

길 위의 도시, 인천 - 길이 가져다 준 비용, 영광, 위기

인천은 관문 도시이다. 관문이란 관문 양편의 지리 단위,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길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 인천에는 이런 길, 그리고 관문이 아주 많이 있다. 19세기 이전의 강화도와 한강 하구, 개항 이후의 인천항, 1899년 이후의 경인선 철도, 1970년 이후의 경인고속도로, 2000년 이후의 인천공항, 이들 모두는 한국, 또는 수도권 저편의 여러 지역을 한 편으로, 그리고 서울, 수도권과 한국의 도시 체계를 또 한 편으로 한다. 몇몇 인천인들은 관문이라는 은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서울에 종속된 지위를 보여주는 은유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도시 체계를 검토해 보면, 관문은 오히려 거대 도시, 세계 도시가 자리하는 위치라고 보는 것이 좋다. 뉴욕은 대서양과 미 대륙을 잇는 관문이고, 런던은 영국 전국을 유럽과 잇는 관문이며, 상하이는 해로와 양쯔강을 연결하는 관문이다. 도시 형성 모델들도 이런 관문에는 관문 양측으로 연결된 길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지구상에서 확인한 거대도시 43개(2019년 기준) 가운데, 이렇게 바닷가에 인접해 있는 곳이 21개(도시부 기준)이다. 이동이 활성화된 세계에서, 관문은, 오히려 영예와 기회 그 자체이다. 나는 〈길 위의 도시, 인천〉이라는 이번 강연에서, 인천이 이들 여러 길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그리고 이들 길을 (반영구적 이주를 위해서이든, 단순히 통근을 위해서이든, 아예 부정기적인 관광객이든)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인천은 어떤 곳이었는지 짚어보려 한다. 이를 통해, 길이 인천에게, 그리고 인천을 거쳐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비용은 무엇이고, 길을 통해 이들이 누린 영광은 무엇이었으며, 이들 길의 미래에 드리운 위기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인천과 인천 위에서의 이동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넓혀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 일시 : 5.22.(토) 14:00
  • 장소 : Cinema 3 (CGV 인천연수 3관)
  • 참석 :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

라운드테이블

공항 난민: 공항에 갇힌 사람들을 만나다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어쩔 수 없이 본국을 떠나 한국으로 망명을 시도하였으나 난민 지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공식적인 통계가 발표된 적은 없으나 이런 식으로 인천국제공항에는 매년 수백 명의 ‘공항 난민’들이 발생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공항’과 ‘난민’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하나로 합쳐져 입 안에 맴도는 ‘공항 난민’이라는 말의 울림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렘이나 기대의 감각 같은 낭만적 정서 따위는 여기서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여행을 떠나온 것이 아니라 꼼짝없이 공항에 갇혀 있다. 그들에게 공항이라는 공간은 말하자면 들어갈 수도(in) 나갈 수도(out) 없는 장소 아닌 장소, 즉 ‘비(非)장소’(non-place)와 다름없다. 이에 더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은 공항 난민들에게 또 하나의 결정적인 생존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재난의 피해가 모두에게 공평하기는커녕 그 대상이 사회적 소수자일수록 훨씬 더 가혹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코로나19 2년 차를 겪어내며 몸소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에 주목해 온 미디어 단체 ‘닷페이스’의 기록 영상 〈공항난민〉(2021)을 보고 난 뒤 관객 여러분과 함께 한국의 ‘공항 난민’ 이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이종찬)

  • 일시 : 5.22.(토) 16:30
  • 장소 : Cinema 2 (CGV 인천연수 2관)
  • 사회 : 이종찬(독립연구기획자)
  • 참석 : 고은지(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 모진수(닷페이스 PD), 박소현(닷페이스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