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길 위의 도시, 인천 - 길이 가져다 준 비용, 영광, 위기
일시 5.22.(토) 14:00
장소 Cinema 3 (CGV 인천연수 3관)
참석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

인천은 관문 도시이다. 관문이란 관문 양편의 지리 단위,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길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 인천에는 이런 길, 그리고 관문이 아주 많이 있다. 19세기 이전의 강화도와 한강 하구, 개항 이후의 인천항, 1899년 이후의 경인선 철도, 1970년 이후의 경인고속도로, 2000년 이후의 인천공항, 이들 모두는 한국, 또는 수도권 저편의 여러 지역을 한 편으로, 그리고 서울, 수도권과 한국의 도시 체계를 또 한 편으로 한다. 몇몇 인천인들은 관문이라는 은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서울에 종속된 지위를 보여주는 은유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도시 체계를 검토해 보면, 관문은 오히려 거대 도시, 세계 도시가 자리하는 위치라고 보는 것이 좋다. 뉴욕은 대서양과 미 대륙을 잇는 관문이고, 런던은 영국 전국을 유럽과 잇는 관문이며, 상하이는 해로와 양쯔강을 연결하는 관문이다. 도시 형성 모델들도 이런 관문에는 관문 양측으로 연결된 길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지구상에서 확인한 거대도시 43개(2019년 기준) 가운데, 이렇게 바닷가에 인접해 있는 곳이 21개(도시부 기준)이다. 이동이 활성화된 세계에서, 관문은, 오히려 영예와 기회 그 자체이다. 나는 〈길 위의 도시, 인천〉이라는 이번 강연에서, 인천이 이들 여러 길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그리고 이들 길을 (반영구적 이주를 위해서이든, 단순히 통근을 위해서이든, 아예 부정기적인 관광객이든)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인천은 어떤 곳이었는지 짚어보려 한다. 이를 통해, 길이 인천에게, 그리고 인천을 거쳐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비용은 무엇이고, 길을 통해 이들이 누린 영광은 무엇이었으며, 이들 길의 미래에 드리운 위기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인천과 인천 위에서의 이동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넓혀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전현우
전현우

서강대학교에서 분석철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자연종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0년 『거대도시 서울 철도: 기후위기 시대의 미래환승법』을 출간했고, 이 책으로 61회 한국출판문화상 학술 저술상을 수상했다. 수도권 교통망에 대해 『확장도시 인천』(공저, 마티, 2017), 『세 도시 이야기』 (공저, G&Press, 2014) 등을 썼고, 여러 과학철학 저술을 번역했다. 현재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철학과 물리학의 눈으로 교통을 바라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거대도시 서울 철도』에서 제시한 여러 과제를 더욱 구체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